고전~우리소리

육 칠 월

한들 약초방 2015. 9. 21. 08:38

육 칠 월

 

육칠월 흐린 날 삿갓쓰고 도롱이 입고

곰뱅이 물고 잠뱅이 입고 낫 갈아 차고

큰 가래 메고 호미 들고 채쭉 들고

수수땅잎 뚝 제쳐 머리를 찔끈 동이고

검은 암소 고삐를 툭 제쳐

이랴 어디야 낄낄 소 몰아가는 노랑 대가리

더벅머리 아희놈 게 좀 섰거라 말 물어보자.
저접대 오뉴월 장마에 저기 저 웅뎅이

너개지고 숲을 져서 고기가 숲북 많이 모였으니

네 종기 종다래끼 자나 굵으나 굵으나 자나 함부로

주엄주섬 얼른 냉큼 수이 빨리 잡아 내어
네 다래끼에 가득이 수북이 많이 눌러담아

짚을 추려 마개하고 양끝 동여 네 쇠등에 얹어 줄께

지날 역로에 우리 님 집 갖다 주고 전갈하되

마침 때를 맞춰 청파 애호박에 후추 생 곁들여

매움삼삼 달콤하게 지져 달라고 전하여 주렴.
우리도 사주팔자 기박하여 남의 집 멈(머슴) 사는고로

새벽이면 쇠물을하고 아침이면 먼산나무 두세 번하고

낮이면 농사하고 초저녁이면 새끼를 꼬고

정밤중이면 국문자나 뜯어 보고 한달에 술 담배 곁들여

수백번 먹는 몸둥이라 전할지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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