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우리소리
상사별곡(相思別曲)
상사별곡(相思別曲)
인간이별 만사중에 독수공방 더욱 섧다.
임 못 보아 그리운 이내 심정을 누가 알리.
맺힌시름 허튼 근심 다 후리쳐 던져두고
자나깨나 깨나자나 임 못 보니 가슴 답답
어린 양자 고은 소리 눈에 암암 귀에 쟁쟁
보고지고 임의 얼굴 듣고지고 임의 소리
비나이다 하나님께 님 생기라 비나이다
전생차생 무슨죄로 우리 둘이 생겨나서
잊지말자 처음 맹세 죽지말자 백년기약
천금같이 믿었는데 세상일에 마가 많다
만천 청산을 들어간들 어느 우리 낭군이 날 찾으리
산은 첩첩하여 고개되고 물은 흘러 소가 된다.
오동추야 밝은 달에 임 생각이 새로 난다.
한번 이별하고 돌아가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천금주옥 귀 밖이요 세상빈부 관계하랴(세상 일분 관계하랴)
근원흘러 물이 되어 깊고 깊고 다시 깊고
사랑모여 뫼가 되어 높고 높고 다시 높아
무너질줄 모르거든 끊어질줄 제 뉘알리
일조낭군 이별후에 소식조차 돈절하니
오늘올까 내일올까 그린지도 오래거라
세월이 절로가니 옥안은발 공로로다
이별이 불이되어 태우느니 간장이다
나며들며 빈 방안에 다만 한 숨 뿐이로다
인간이별 만사중에 나 같은이 또 있을까
바람불어 구름되어 구름끼어 저문날에
나며들며 빈 방으로 오락가락 혼자 앉어
임 계신데 바라보니 이내 상사 허사로다
공방미인 독상사가 예로부터 이러한가
내가 사랑하는 것 같이 임도 나를 생각하는가(나 혼자 이러한가 남도 아니 이러한가)
날 사랑 하던 끝에 남을 사랑 하려는가
만첩청산 들어간들 어느 낭군이 날 찾으리
산은 첩첩 고개되고 물은 충충 소이로다
오동추야 밝은 달에 님 생각이 새로워라
무정하여 그러한가 유정하여 이러한가
산계야목 길을 들여 돌아올줄 모르는가(산계야목 길을 들여 놓을 줄을 모르는가)
노류장화 꺾어쥐고 춘색으로 다니는가
가는 길 자취없어 오는 길 무듸거다(가는 꿈이 자취되면 나에게 오는 길이 무디리라)
한번 죽어 돌아가면 다시 보기 어려우니
옛 정이 있거든 다시 보게 하소서.
요점 정리
연대 : 미상
작자 : 미상
갈래 : 애정 가사
성격 : 애상적
표현 : 반복법, 대구법, 은유법
어조 : 여성적, 독수공방의 처지를 한탄하는 어조
제재 : 떠난 임과 독수공방의 처지인 '나'
형식 : 196구의 가사로 가창가사의 특징을 나타냄
주제 : 남녀사이의 연정, 독수공방의 외로움과 임에 대한 그리움
특징 : 4음보 연속에 의한 운율 형성, 서민적 어휘와 양반층의 어휘가 혼재하고, 화자의 정서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의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했고, 조선 전기 대부분의 사대부의 연군 가사들이 남녀 간의 연정을 임금에 대한 충정의 우의적(寓意的 : 다른 사물에 빗대어 비유적인 뜻을 나타내거나 풍자함. 또는 그런 의미) 표현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성리학 이념에 따른 것인데 반해, 이 노래는 그러한 이념적 틀에서 벗어나 남녀 간의 순수한 연정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 가사와 구분된다.
내용 연구
인간이별 만사중에 독수공방 더욱 섧다.(임을 그리워 하며 독수공방하고 있는 화자의 처지가 단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부분)
임 못 보아 그리운 이내 심정을 누가 알리.
맺힌시름 허튼 근심 다 후리쳐 던져두고
자나깨나 깨나자나[오매불망(寤寐不忘)으로 비슷한 말로전전반측(輾轉反側), 전전불매(輾轉不寐), 오매사복(寤寐思服), 사복(思服), 주사야몽(晝思夜夢), 주사야탁(晝思夜度); 존념(存念), 연연불망(戀戀不忘)이 있고, 그 뜻은 자나깨나 잊지 못함을 말함, 어휘의 배치를 달리하여 반복함으로써 의미를 강화하고 있음] 임 못 보니 가슴 답답
어린 양자(樣姿 : 임의 모습을 시각적, 청각적으로 제시함, 앳된 얼굴) 고은 소리 눈에 암암('어린 양자'에 대응) 귀에 쟁쟁('고운 소리'에 대응)
보고지고 임의 얼굴(시각적 심상) 듣고지고 임의 소리(청각적 심상)
비나이다 하느님(기원의 대상으로 천지신명을 말함)께 님 생기라 비나이다
전생차생 무슨죄로 우리 둘이 생겨나서
잊지말자 처음 맹세 죽지말자 백년기약[금석지약(金石之約)으로 비슷한 말은 굳은 언약, 맹약(盟約), 금석상약(金石相約), 금석뇌약(金石牢約)이 있고, 행복했던 임과의 과거의 상황으로 현재와 대조적임]
천금같이 믿었는데 세상일에 마(魔 : 일이 잘되지 아니하게 헤살을 부리는 요사스러운 장애물)가 많다
만천 청산(萬疊靑山 : 겹겹이 둘러싸인 푸른 산으로 유의어에 수첩청산)을 들어간들 어느 우리 낭군이 날 찾으리
산은 첩첩하여 고개되고 물은 흘러 소(沼)가 된다.(임을 만나기 위한 상황이 매우 어려움을 나타낸 말로, 이을 만나기 위해 넘어야 할 '고개'와 건너야 할 '소'는 '산'과 '물'보다 그 정도가 더 심한 장애물이다. 이것은 결국 임에 대한 그리움이 그만큼 깊어지고 있음을 의미함)
오동추야 밝은 달(임에 대한 그리움을 심화시키는 매개물)에 임 생각이 새로 난다.
한번 이별하고 돌아가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천금주옥 귀 밖이요 세상빈부 관계하랴(세상 일분 관계하랴) : 온갖 보물이나 세상 일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로, 오직 임에 대한 그리움만이 관심의 대상일 뿐임을 노래하고 있다. 다른 이본에는 '세사 일분'이 '세사일빈(가난한 살림살이)'이나 '세상빈부'로 나타나기도 한다.
근원흘러 물(충만한 사랑)이 되어 깊고 깊고 다시 깊고
사랑모여 뫼(깊어진 사랑)가 되어 높고 높고 다시 높아(대구와 반복을 통한 강조)
무너질줄 모르거든 끊어질줄 제 뉘알리(임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
일조낭군 이별후에 소식조차 돈절하니
오늘올까 내일올까 그린지도 오래거라
세월이 절로가니 옥안은발 공로로다
이별이 불이되어 태우느니 간장이다
나며들며 빈 방안에 다만 한 숨 뿐이로다
인간이별 만사중에 나 같은이 또 있을까
바람불어 구름되어 구름끼어 저문날에
나며들며 빈 방으로 오락가락 혼자 앉어
임 계신데 바라보니 이내 상사 허사로다
공방미인(독수공방과 유사한 의미) 독상사가 예로부터 이러한가
나 혼자 이러한가 남(다른 여인)도 아니 이러한가(내가 사랑하는 것 같이 임도 나를 생각하는가)
날 사랑 하던 끝에 남을 사랑 하려는가
만첩청산 들어간들 어느 낭군이 날 찾으리
산은 첩첩 고개되고 물은 충충 소이로다
오동추야 밝은 달에 님 생각이 새로워라
무정하여(대상이 '나') 그러한가 유정하여(대상이 '남 또는 다른 여자') 이러한가
산계야목(산꿩과 들오리로 성미가 괄괄하여 잡기가 어려운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임을 뜻함) 길을 들여 돌아올줄 모르는가(산계야목 길을 들여 놓을 줄을 모르는가)
노류장화 꺾어쥐고 춘색으로 다니는가[산계야목 - 다니는가 : 앞의 '날 사랑 하던 끝에 남 사랑하시는가'를 비유적으로 풀어 쓴 부분으로 비유적인 표현을 통해 임이 다른 여인을 사랑할 것에 대한 염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는 길 자취없어 오는 길 무듸거다(더디리라)(가는 꿈이 자취되면 나에게 오는 길이 무디리라)
한번 죽어 돌아가면 다시 보기 어려우니
옛 정이 있거든 다시 보게 하소서.
1) 아내가 남편 없이 혼자 밤을 지내는 일
2) 서로 그리워 하나 보지 못함
3) 애틋하여 거짓 없는 마음
4) 마음에 걸려 풀리지 않는 근심과 걱정
5) 쓸데없는
6) 후리다: 휘둘어 몰다 또는 모난 부분을 깎아 버리다.
7) 얼인: (어리다 - 현란한 빛에 눈이 어른어른 하여지다. 눈에 눈물이 약간 괴다)
양자: 얼굴의 생긴 모양 즉, 님의 얼굴이 눈 앞에 어른어른 하다라는 뜻으로 어린 양자는 앳된 얼굴
8) 암암하다 : 잊혀지지 않고 가물가물 보이는 듯 하다
9) 錚錚 : 쇠붙이가 맞부딪쳐 울리는 소리, 여기서는 그 소리가 귀에 생생하게 남아 있음을 의미함.
10) 이창용, <원문 고전시가 정선>에서는 '이졔 보게 기소셔'라고 되어있음.
삼기다 : 생기다, 태어나다, 만들어내다
11) 전생차생 : 전생 금생과 같은 말. 종교철학에서 말하는 3단계 인생관 즉, 전생,금생,후생 중의 전생과 금생을 말함
12) 이창용, <원문 고전시가 정선>에서는 '이별마자 백년기약'이라고 나와있음
13) 일에 생기는 헤살 또는 마귀 (헤살: 짓궂게 훼방함 또는 그 일)
14) 천금 : 많은 돈, 매우 귀중한 가치, 주옥 ; 구슬과 옥
15) 귀: 관청, 따위. 밧:밖
16) 世上 貧窮 (세상 빈궁)과 富裕(부유) : 가난한 사람과 부자(다른 이본에서는 '世事一貧'(:가난한 살림살이) 이나 '世事一分'('세상일에는 조금도' 나와 있기도 함
17) 모아, 쌓아 올리어, 築造. 기본형은 무ㅡ다.
18) 일조 : 一朝一夕의 준말. 하루아침 또는 하룻저녁과 같은 짧은 시각.
낭군 : 젊은 아내가 자기 남편을 사랑스럽게 이르는 말
19) 뚝 끊어지는 것
20) 일월: 세월
21) 옥같이 곱고 해 맑은 얼굴과 삼단 같은 검은머리
22) 아무 하는 일도 없이 보람 없이 늙음
23) 일촌간장 : 한 토막의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주로 애달프거나 애가 탈 때의 마음을 형 하여 이르는 말
24) 왔다 갔다 하기를 되풀이하는 모양
25) 독수공방하면서 임 생각에 몸부림치는 일이 옛날부터 있던 일인가
26) 다. (끊다. 그치다)
27) 겹겹히 겹쳐진 푸른 산
28) 늪, 호수보다 물이 얕고 진흙이 많고 침수 식물이 무성한 곳
29) 산꿩과 들오리. 길들이기 어려운 날짐승들. 성미가 팔팔하여 다 잡을 수 없는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30) 길가의 버들가지와 담장 위의 꽃송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지나는 사람 누구든지 언제나
꺾을 수 있는 것들. 즉, 화류계의 여인을 가리키는 말이 된다.
31) 술과 女色 즉, 酒色.
32) 무디다. 더디다.
이해와 감상
12가사 중의 하나로 18세기의 만언사와 19세기의 한양가에 이 작품의 제목이 인용되고 있어, 18세기에는 가창(歌唱)으로 존재했으며, 19세기에도 대표적인 잡가로 광범위하게 전파되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청구영언 등의 가집과 '증보신구잡가'를 비롯한 각종 잡가집, 그리고 소설 '부용의 상사곡' 등에 전한다. 각 이본들 사이에는 표현상에 다소 차이를 보이기는 하나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그 중 '남훈태평가'에 전하는 이본을 보면, 4음보 1구로 계산하여 전체 49구이며, 율격은 4음보 4보격 무제한 연속체로써 가사의 율격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가끔 음보의 추가와 결손 현상을 상당히 보여 가창 가사의 특징을 나타낸다. 내용은 인간의 이별 만사중에 독숙공방(獨宿空房)이 더욱 섧다는 것으로 시작하여, 기다리는 마음과 상사(相思)하는 마음을 여러 각도로 묘사한 다음, 한번 죽어가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옛정이 있거든 다시 보게 태어나길 기원하는 것으로 끝나고 있다. 남녀 사이의 순수한 연정을 주제로 한 이러한 상살류의 가사 가운데 전형성을 보이는 작품으로 이 작품의 문학사적 위치를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상사류의 가사는 조선 전기의 사대부 가사 가운데 '충신연주지사'라 할 수 있는 '사미인곡(思美人曲)'계열의 가사를 계승한 것이지만, 후자에 있어서 남녀간의 연정은 신하(여성화자)가 임금(임)을 흠모하는 충정의 우의(寓意)라는 점에서 주자주의(朱子主義)라는 이념의 고리에 속박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상사류는 그러한 이념적 질곡에서 벗어나 남녀간의 순수한 연정을 무한정 표출한다는 점에 그 특성이 있다.
상사별곡의 음악적 형식은 각 절의 길이가 서로 다른 11개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절은 ' 仲 林 仲 仲 太黃 黃 黃'이라는 반복되는 종지형에 의하여 구분되며 맨 마지막 절의 종지형은 다르다. 한편, '자나 깨나 ~부터 ~귀에 쟁쟁'까지의 내용을 '가삼이 답답'에서 나누어 전체를 12절로 표시하고 있다. 장단은 5박, 구성음은 黃·太·仲·林·南, 음의 장식 기법은 계면조적이다. 또한 창법은 가성을 많이 쓰며 음을 요성(搖聲)할 때에는 궁중 음악계통의 특징과 민속음악적인 특징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전성기법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아 경과적인 장식음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퇴성(退聲)은 임종에서 중려로 하행진행할 때 태주에서 황종으로 하행진행할 때와 거의 규칙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음악의 종지형에 근거한 장별 구분 및 사설은 위의 본문 일부와 같다.
심화 자료
상사별곡에 나타난 화자와 대상의 관계
'상사별곡'에서 화자 '나'와 대상 '임'의 관계는 '과거 - 현재 - 미래'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과거의 '나'와 임은 '죽지마자하고 백년 기약'을 맺었던, 뜨거운 사랑을 나누던 관계이다. 그러나 현재는 임이 떠나고 '나'만 그 임을 그리워하고 있다. 이러한 처지 때문에 전생에서부터 이어져 온 임과의 인연마저 '죄'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화자의 심정은 '섧다, 설움, 답답'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외로움과 괴로움이며, '보고지고, 듣고지고'에서 알 수 있듯이 임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러나 떠난 임은 소식이 없으며, 그럴수록 임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은 깊어 간다. 화자는 그러한 상황을 자연물의 심상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이 역시 임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절절한가를 반어적으로 보여주는 심리이다. 그러나 화자가 비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는 임과의 재회를 통한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는데, 그것을 맨 마지막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사별곡(相思別曲)
십이가사의 하나. 총 196구. 18세기의 〈만언사 萬言詞〉와 19세기의 〈한양가 漢陽歌〉에 이 작품의 제목이 인용되고 있다 따라서 18세기에는 가창(歌唱)으로 존재했던 것이 19세기에 대표적인 잡가로 광범위하게 전파되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청구영언≫·≪가곡원류≫·≪남훈태평가 南薰太平歌≫·≪정선조선가곡 精選朝鮮歌曲≫·≪교주가곡집 校註歌曲集≫ 등의 가집과 ≪증보신구잡가 增補新舊雜歌≫를 비롯한 각종 잡가집에 전한다. 그리고 소설 〈부용(芙蓉)의 상사곡(相思曲)〉에도 이 작품이 전해진다.
각 이본들 사이에는 표현상에 다소 차이를 보이기는 하나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그 중 ≪남훈태평가≫에 전하는 이본을 보면, 4음보 1구로 계산하여 전체 49구이며, 율격은 4음 4보격 무제한 연속체로서 가사의 율격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가끔 음보의 추가와 결손 현상을 상당히 보여 가창가사(歌唱歌辭)의 특징을 나타낸다.
내용은 인간의 이별만사(離別萬事) 중에 독숙공방(獨宿空房)이 더욱 섧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다리는 마음과 상사(相思)하는 마음을 여러 각도로 묘사한 다음, 한번 죽어가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옛정이 있거든 다시 보게 태어나길 기원하는 것으로 끝나고 있다.
남녀 사이의 순수한 연정을 주제로 한 이러한 상사류의 가사 가운데 전형성을 보이는 작품으로, 이 작품의 문학사적 위치를 설정할 수 있다.
이들 상사류의 가사는 조선 전기의 사대부 가사 가운데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라 할 수 있는 〈사미인곡 思美人曲〉 계열의 가사를 계승한 것이다. 그러나 후자에 있어서 남녀간의 연정은 신하(여성화자)가 임금(임)을 흠모하는 충정의 우의(寓意)라는 점에서, 주자주의(朱子主義)라는 이념의 고리에 속박되어 있다.
반면 이들 상사류는 그러한 이념적 질곡에서 벗어나 남녀간의 순수한 연정을 무한정 표출한다는 점에 그 특성이 있다.
상사별곡의 음악적 형식은 각 절의 길이가 서로 다른 11개 절로 이루어져 있다. 각 절은 ‘○仲 ○林 ○仲 ○仲太黃 ○○○黃 ○黃 ○○’이라는 반복되는 종지형에 의하여 구분되며, 맨 마지막 절의 종지형은 다르다.
한편, 김기수(金琪洙)·이양교(李良敎) 등이 펴낸 가사보(歌詞譜)에서는 제4절인 ‘자나 깨나∼’부터 ‘∼귀에 쟁쟁’까지의 내용을 ‘가삼이 답답’에서 나누어 전체를 12절로 표시하고 있다.
장단은 5박, 구성음은 황(黃)·태(太)·중(仲)·임(林)·남(南)이며 음의 장식기법은 계면조적이다. 또한, 창법은 가성(假聲)을 많이 쓰며 음을 요성(搖聲)할 때는 궁중음악계통의 특징과 민속음악적인 특징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전성(轉聲)기법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아 경과적인 장식음으로 처리되고 있다. 퇴성(退聲)은 임종에서 중려로 하행 진행할 때와 태주에서 황종으로 하행 진행할 때 거의 규칙적으로 사용된다. 음악의 종지형에 근거한 장별 구분 및 사설은 다음과 같다.
인간 이별만사 중에 독숙공방 더욱 섧다
상사불견(相思不見) 이내 진정 제 뉘라서 알리 맺힌 시름
이렁저렁이라 흐트러진 근심 다 후루쳐 던져 두고
자나깨나 깨나자나 임을 못 보니 가삼이 답답
어린 양자(樣姿) 고운 소래 눈에 암암하고 귀에 쟁쟁
보고지고 보고지고 임의 얼굴, 듣고지고 임의 소래
비나이다 하느님께 임 생기라고 비나이다
전생차생(前生此生)이라 무삼죄로 우리 둘이 삼겨나서
잊지마자 하고 백년기약
만첩청산을 들어를 간들 어느 우리 낭군이 날 찾으리
산은 첩첩하고 고개되고 물은 충충 흘러 소(沼)이로소이다
오동추야 밝은 달에 임 생각이 새로워라
한번 이별하고 돌아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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