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연가
천하가 태평하면 언무숭문하려니와
시절이 분요하면 포연탄우 만날 줄을 사람마다 아는 바라,
진나라 모진 정사 맹호독사 심하더니 사슴조차 잃단 말가,
초야에 묻힌 영웅 질족자 뜻을 두고 곳곳이 일어날 제
강동의 성낸 범과 패택에 잠긴용이 각기 기병 힘을 모아
진나라를 멸할 적에 선입정 관중자면 왕하리라.
깊은 언약이 어젠 듯 오늘인 듯 어찌타 초패왕은
당시 세력 힘만 믿고 배은망의하단 말가.
무죄한 패공을 아무리 살해코저 홍문에다 설연한들
하늘이 내신사람 천붕우출이라 벗어날 길 없을소냐.
유늘제강 옛 말씀을 이로 보아 알리로다.
위의를 살펴보니 백모 황월,
장창 대검 청도 금고 대기치며 영기 방패 숙정패 주장 능장
사모창을 좌우로 늘어 세우고 중군의 수자기를 반공중 높이 치켜 달고
좌상에 앉은 영웅 누구누구 앉았던고
녹포홍대 호수염 팔턱 장검 비꼈으니 역발산 기개세라.
당시 호걸 초패왕은 제일 좌상에 앉으시고 흑포윤건에다
옥결을 차시고 창안학발에 표연히 앉았으니
가빈칠십호기계의 신기묘산 자부하던 범증이가 분명쿠나.
홍수남대흑전립에 얼굴은 관옥이요 풍채는 반악이라
직결에다가 뜻을 두고 육출기계를 흉중에 품었으니 진평이가 그 아닌가.
동벽의 황금전포 황금 투구 조대 띠고 좌수에 홀을 들고
우수에 칠성검 뚜렷이 비꼈으니 의리 있고 사정 없는 항백이가 이 아니냐.
서편에 앉은 영재 정신이 호매하여 장검을 어루만져
기회를 기다리던 홍포은갑 저 장수는 항장일시 분명쿠나.
위엄이 늠름,
살기가 등등하니 이름이 모두 다 잔치라 할망정 어느 누가 두려워할거나,
대장부 평생사업 할일을 하며 지내 보자.
※홍문연가 는 진나라 말년, 초나라와 한나라 초기에 있던 사적을 엮은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