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는 “황제가 묻기를 ‘사람이 늙어서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은 정력이 다 없어져서 그러한가. 그렇지 않으면 자식을 낳을 수가 없어서 그러한가.’
◈기백이 대답하기를 ‘여자는 7살이 되면 신기(腎氣)㈜가 왕성해져서 이를 갈고 머리털이 잘 자란다. 14살이 되면 천계(天癸)㈜가 오고 임맥(任脈)이 통하며 태충맥(太衝脈)이 충실해져서 월경을 제때에 하기 때문에 아이를 낳게 된다. 21살이 되면 신기가 고르로워지기[平均] 때문에 마지막 어금니가 나오며 키가 다 자란다. 28살이 되면 뼈와 힘줄이 단단해지고 털이 더 자라며 기골이 장대해진다. 35살이 되면 양명맥(陽明脈)㈜이 약해져서 얼굴이 마르기 시작하고 머리털이 빠지기 시작한다. 42살이 되면 3양맥(三陽脈)㈜이 위에서부터 쇠약해져서 얼굴에 윤기가 없어지고 머리털이 희기 시작한다. 49살이 되면 임맥이 허해지고 태충맥도 쇠약해져 천계가 약해지면서 월경이 없어지고 몸이 약해지므로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된다.
◈남자는 8살이 되면 신기가 충실해지고 머리털이 잘 자라며 이를 갈게 된다. 16살이 되면 신기가 왕성해지고 천계가 와서 정액이 나오게 되며 음양이 조화되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있다. 24살이 되면 신기가 고르로워지고 뼈와 힘줄이 든든해지기 때문에 마지막 어금니가 나오면서 키가 다 자란다. 32살이 되면 뼈와 힘줄이 더 굳세지고 힘살이 더 딴딴해진다. 40살이 되면 신기가 쇠약해져서 머리털이 빠지고 이빨이 약해진다. 48살이 되면 양기가 위에서부터 쇠약해져서 얼굴이 초췌해지고 수염과 머리털이 희기 시작한다. 56살이 되면 간기가 쇠약해져서 힘줄을 잘 놀릴 수 없고 천계가 약해지면서 정액이 줄어들고 신이 허약해지며 몸도 쇠약해진다. 64살이 되면 이빨과 머리털이 빠진다. 신(腎)은 수(水)를 주관하며 5장 6부의 정기를 받아서 간직한다. 그렇기 때문에 5장이 왕성해야 정액을 내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나이에서부터는 5장이 모두 쇠약해지고 뼈와 힘줄이 늘어지며 천계가 끊어지기 때문에 머리털이 희어지며 몸이 무거워지고 똑바로 걷지 못하며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씌어 있다.
◈[註] 신기(腎氣) : 부모의 정혈에서 형성된 선천적 기인데 몸의 성장발육작용을 한다.
[註] 천계(天癸) : 선천적으로 있게 되는 생식능력. 여자는 천계가 오면 월경을 하게 된다.
[註] 양명맥(陽明脈) : 얼굴에서 끝나고 시작되는 수양명과 족양명의 경맥을 말한다.
[註] 3양맥(三陽脈) : 얼굴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수족소양, 수족양명, 수족태양의 3양경맥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