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우리소리

구지가

한들 약초방 2015. 9. 25. 11:15

구지가

 

龜何龜何 (구하구하)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수기현야)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약불현야)               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번작이끽야)        구워서 먹으리.

 (삼국유사)

 

후한 세조 광무제(A.D 42년)때,

가락국의 서울 김해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천지가 개벽한 후로 아직까지 나라의 이름도 없고 군신의 칭호도 없었다.

다만 구간(九干:가락국 아홉 마을 추장)이 있어

이들이 추장이 되어 백성을 거느리니 고 수효가 일백 호, 칠만 오천 인이었다.

사람들은 산과 들에 모여 살면서 우물을 파서 물을 마시고,

밭을 일구어 곡식을 심으면서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북쪽에 있는 구지봉에서 마치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을 사람 3백여 명이 그 곳에 모이니,

사람의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 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또 다시 소리만 들리는데,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라는 말이었다.

그 마을 구간들은 "우리들이 여기 와 있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또 이르기를 "내가 와 있는 곳이 어디냐?"하고 물으니,

 "여기는 구지봉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다시 이르기를,

 "하늘이 내게 명하시기를 이곳에 나라를 세우고

너희들의 임금이 되라 하시어 여기에 온 것이니,

너희는 이 봉우리의 흙을 파면서 노래(구지가)를 부르며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하늘로부터 대왕을 맞게 될 것이니,

너희들은 매우 기뻐하며 즐거워하게 될 것이다.

" 그 말에 따라, 마을 구간들과 사람들이 모두 함께 기뻐하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얼마후, 보랏빛 줄이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 닿았다.

줄 끝을 살펴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자(金合子)가 싸여 있었다.

그것을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알 여섯 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것을 그대로 두었다가 이튿날 새벽에 다시 열어 보니

황금알 여섯 개가 여섯 동자로 나타났다.

그들은 나날이 성장해 10여 일이 지나자 키가 9척이나 되었다.

그들은 모두 용모가 빼어났으며, 그 달 보름달에 즉위하였는데,

세상에 처음 나왔다 하여 왕의 이름을 '수로(首露)'라 하고

나라를 '대가락' 또는 '가야국'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여섯 사람이 각각 가야의 왕이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여섯 가약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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