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우리소리

공무도하가

한들 약초방 2015. 9. 25. 11:09

공무도하가

 

公無渡河 (공무도하)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 (공경도하)                 임은 그예 물을 건너고 말았네
墮河而死 (타하이사)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當柰公何 (당내공하)                 임이여 이를 어이할꼬.

 

조선에 곽리자고(藿里子高)라는 뱃사공이 있었는데,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나 배를 손질하고 있을 때,

머리가 새하얀 미치광이 사나이가 머리를 풀어헤친 채

술병을 끼고 비틀거리면서 강물을 건너는 것이었다.

뒤쫓아 온 그의 아내가 그를 말리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 그 미치광이는 결국 죽고 말았다.

이를 본 그의 아내는 남편을 안타깝게 불렀으나 소용이 없었다.  

울다 문득 갖고 있던 공후를 타면서 자신의 심정을 노래로 지어 불렀는데

그 소리가 아주 슬펐다.

노래를 다 부르자 아내도 물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뜻밖의 광경을 목격한 곽리자고는

돌아와 자기 아내 여옥(麗玉)에게 그 이야기를 하고,

마디마디 구슬펐던 노래를 들려 주었다.

이야기를 들은 여옥은 어느새 눈물을 흘리며

벽에 걸렸던 공후를 끌어안고

그 노래를 바탕으로 연주를 하니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옥은 이웃에 사는 아낙네 여용(麗容)에게도 이 노래를 가르쳐 주어,

이것이 점점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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