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고사소리
(전북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고재봉(75세)/1990)
고설 고설 고사로다
섬겨들이자 고사로다
이 터 명당 삼겨날 제
백두산 일지목이1)
수천리 나려와서
삼각산이 삼겨 있고
대관령 흐르난 물이
수천리 우행하야
한강수 되었어라
천년산 만년수
거록하다 우리 왕네
인왕산이 유산이요2)
관악산이 완대로다3)
질마재가 백호되고
왕심이4) 청룡이라
한갱이 조수5)되고
동경이6) 수구 막혀7)
천부금탕8) 되었으니
만호장안9)도 삼겨 있고
거기서 한 가지 뚝 떨어져
거들거리고 나려와서
전라도 지리산이 삼겨 있고
거기서 한 가지 뚝 떨어져
거들거리고 나려와서
진안군 마이산이 삼겨 있고
거기서 한 가지 뚝 떨어져
이 터 명당 삼겼으니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
섬겨들이자 고사로다
(그렇지!)
이 터 명당 둘러보니
좌청룡 우백호요
남주작 북현무로구나
사램이 나면 문쟁10)이 나고
말을 기르면 용마가 되고
소를 기르면 억대11)가 되고
개를 기르믄 사지개12)되고
닭을 기르면 봉학이 될 것이니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
섬겨들이자 고사로다
(그렇지. 터는 잘 잡아놨네)
"터는 이만큼 잡아놨거니와, 집을 지어야 헐 것 아닌가. 집을 잠깐 한번 지어보는 것이었다."
집을 잠꽌 짓는다
집을 잠꽌 짓는다
몸채는 칠 칸인디
사개13) 와사서14) 기와집
내외 중문은 소실문15)
전후좌우 연담16) 치고
능화17) 되비18) 장판 지천
부벽사19)를 붙여두고
안사랑이 팔 칸이요
바깥사랑이 팔 칸이요
마뱅20)이 칠 칸이요
외양간이 칠 칸이요
광채가 십오 칸
문칸채가 오 칸이요
근네뱅이 삼 칸이요
장깐이 칸 반이라
이리 짓고 저리 짓고
입구자 집을 지어 노니
합해서 시어보니
예순한 칸 반이로구나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
섬겨들이자 고사로다
"집은 이만큼 지어 놓았거니와 세간살이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세간살이는 무엇보담도 정제21) 세간살이가 첫째던 것이었다.
정제 세간살이부텀 장만히보는 것이었다."
정제 세간이 나온다
정제 세간이 나온다
정제 세간이 나올 제
대솥 중솥 소솥 가매솥
소도솥22) 새운23)냄비
무쇠뚜껑으 은동우 놋동우
세 발 가진 장개미24)
아래쇠25) 받쳐 곁들이고
함박 박아지 조리 주벅26)
물당애27) 불가래28) 당그레29)
수세미를 곁들여 노니
정제 세간이 넉넉허게 되었구나
"정제 세간살이는 이만하면 훌륭하려니와,
정제 세간살이만 장만해 놓고 방안에 아무 것도 없어 될 수가 있는가.
방안 등물30)을 장만해보는 것이었다."
방안 등물이 나온다
방안 등물이 나온다
방안 등물이 나올 제
맹경31) 체경 경대 탁자
의걸이32) 들령영33) 자개함농으
퇴침 안석34) 보육35)
사방으 침일산36)
이층장 삼층장 평양장37) 화초장
머리장38) 반닫이
이리저리 늘여 놓고
낙고지 별백지 구지 명지
장지 전양지 피닥지39)
앞뒤 선반에 얹어 두고
마른신 진신40) 궁혜 응혜41)
반겨름42) 구슬은
어간자청으43) 늘여 놓고
팔모깎이 우산대44)
은소복으 연변대44)
주석대44) 백통대44)
파른 받침45) 구리 동고리대46)
소상간죽으47) 별간죽48)
금사오죽49)에 양철간죽50)을
마치 맞게 잘 맞촤
네 구석으 세워두니
방안치레가 훌륭하네
"방안에 이층장 삼층장만 늘여놓고 이층장 삼층장 속으 아무 것도 없이
텡텡 비어서 될 수가 있는가. 왼갖 패물을 불러다
이층장 삼층장 속으다 다북다북 채와 두는 것이었다."
왼갖 패물이 나온다
왼갖 패물이 나온다
왼갖 패물이 나올 제
금지환 은지환 옥지환
밀화반지를 곁들이고
금비네 옥비네
밀화죽절을 곁들이고
은환잠 국화잠 앵도잠51)
도야머리 금난잠51)
주리반흔 야따루52)
자개함농으 채와두고
삼승포53) 오승포54)
고릉 종산에 고흔 베
길주 명천에 가는 베
가는 모시 굵은 모시
한산 세모시 생저55)
마포 광포 화포 광대포
도리마56) 도리사57)
(허허 참, 골고루 나오네)
"이만헌 댁에서야 물론야 남녀 노비도 많이 있을 것 아니가디.
남녀 노비 다 한 벌썩 히주고 나먼 외나 이댁 서방님과
이댁 마나님이 입을 옷갬이 읎슬것 아닌가.
이댁 서방님과 이댁 마나님 입을 옷감을 불러오는디,
저 서울가서 썩 좋은 비단이로만 찰찰 골라서 한번 불러오는 것이었다."
왼갖 비단이 나온다
왼갖 비단이 나온다
왼갖 비단이 나올 제
화간부상58)으 삼백첩59)
번듯 떴다 일광단59)
대사비경으 입상골59)
황홀하다 월광단59)
세왕무 요지연으60)
진상하던 천도문61)
천하신지 산천초목
같이 그린 지도문16)
이백이 기개 비상천61)
강남 풍월이 한단61)
적설이 만건곤하니
경개 좋은 상사단61)
주단 하단61) 노픔이61)
번듯 떴다 장지문61)
초당전 화개상61)
머루 다래 포도문61)
강구노인 격앙가
배부르다 한포단62)
광정하다 저 사람이
나를 바리고 가게주63)
두 손묵 담쑥 잡고
만단 형용이 상사단
쓰기 좋은 양태문61)
인정있는 인조사64)
부귀공명으 오복수61)
잠생 구석으 궁초단61)
서부렁 섭쩍 세발문61)
문거 문거 응모단61)
거드렁 꾸뻑 막새장단61)
목항라65) 주항라66)가
꾸역꾸역 들여를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