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우리소리

범 벅 타 령

한들 약초방 2015. 9. 20. 14:44

범 벅 타 령

 

어리야 둥글 범벅 이야 둥글 둥글 범벅이야 누구 잡수실 범벅이냐 이 도령 잡술 범벅인가 김 도령 잡술 범벅이지 이도령은 멥쌀 범벅 김 도령은 찹쌀 범벅 이 도령은 본낭군이요 김 도령은 후ㅅ낭군 계집년의 행실을 보소 가까운데 냉수 안길어 오고 먼 데 냉수 길러 간다.
먼데 냉수 길러 가서 김 도령을 눈마춰 놓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 도령 보고 하는 말이 물 길러 가다 장님을 만나 신수점 을 보았더니 금년 신수 대통하여 와방 장사를 나가시면 재수 소망이 좋답디다.
이 도령이 그 말듣고 계집년의 행실을 알고 외방 장사를 나가마고 갖은 황화를 사서 지고 뒷동산으로 올라가서 엿반 보고 새만 본다.
계집년의 거동을 보소 이 도령을 보내 놓고 김 도령 오기만 기다린다.
김 도령의 거동을 보소 이 도령 없는 싻을 알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계집년을 찾아와서 문 열어라 문 열어라 내가 왔으니 문 열어라.
계집년의 거동을 보소 김 도령 음성을 알아 듣고 의복 치장을 차릴 적에 분홍 삼팔 속저고리 보라대단 겉저고리 물면주 고장바지 백방수와주 너른바지 남부황라 잔솔치마 맵시있게도 걷어안고 몽고 삼승 속버선에 고양나이 겉버선을 외씨같이도 몽굴리고 옥색순인 수당혜를 맵시 있게도 신은 후에 길지자 걸음으로 아장아장 걸어 나가 중문열고 대문열고 김 도령을 맞으면서 어이그리 늦으셨소 이 도령을 보내 놓고 좌불안석에 고대 했소.
김 도령을 마주 잡고 들어가오 들어가오 내 방으로 들어가오
대문 닫고 중문 걸고 대청 마루에 올라서니 마루 치장이 더욱 좋다.
사방탁자 삼층찬장 궤목뒤주도 놓여 있고 방문 열고 들어서니 방 치장이 더욱 좋다.
치여다 보느냐 소란반자 굽어보니 각장장판 세간 치장이 더욱 좋다.
용장 봉장 어거리며 각계수리 들미장과 자개함롱 반다지를 빈틈없이 놓아 있고 화류문갑 책상 위에 문방사우도 보기 좋다 체경시계 사진판을 사면에 걸어 놓고 요강 타구 재떨이를 발치발치 던져 놓고 족자병풍 둘러치고 와룡 촛대 불 밝혀 놓고 원앙금침 잣베개를 찬란하게 쌓았구나.
계집년과 김 도령이 자미스럽게 노닐다가 계집년이 하는 말이 밤은 깊어삼경인데 시장도 히실테니 잡숫고 싶은 걸 일러 주오.
김 도령이 하는 말이 나 잘먹는건 범벅이오 범벅을 개이면은 어떤 범벅을 개이리까.
이월 개춘에 씨레기 범벅 삼월 삼질에 쑥 범벅 사월 파일에 느티 범벅 오월 단오에 수리치 범벅 유월 유두에 밀 범벅이요 칠월 칠석에 호박 범벅 팔월 추석에 송편 범벅 구월 구일에 귀리 범벅 시월 상달에 무우 시루 범벅 동짓 달에는 새알심이 범벅 섣달에는 흰떡 범벅 정월에는 꿀 범벅
열두가지 범벅을 고루 개어놓고 계집년과 김 도령이 자미스럽게 노닐적에 이 도령이 엿을 보다 와락 뛰어 달려와서 문 열어라 문 열어라 내가 왓으니 문 열어라.
계집년의 거동보소 문 열란 소리에 깜짝 놀라 허둥지둥 일어나서 한숨 쉬며 하는 말이 이를 장차 어찌 하나.
김 도령 처치가 망연하다.
이리저리 생각다가 뒤주 생각을 얼른 하고 김 도령을 뒤주에 넣고 금거북 자물쇠로 어슥비슥이 채워 놓고 허둘지둥 걸어나가 대문 열고 하는 말이 웬일이오 웬일이오 외방장사를 나간다더니 아닌 범중에 웬일이오.
이 도령이 하는 말이 외방 장사를 나갔더니 장사가 안 되기로 영한 장님을 찾아가서 재수점을 보았더니 당신 댁 뒤주에서 인성황이 났다기로 그 뒤주를 가져다가 화장 불사를 하러왔네.
계집년이 그 말을 듣고 눈물지며 하는 말이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삼대 사대 내려오는 세전지물은 그뿐인데 화장 불사가 웬일이오.
이 도령이 달려들어 계집년을 밀친 후에 참바집바 가져다가 뒤주 발에 걸어지고 뒷 동산으로 올라가서 뒤주 문을 열고 보니 감 도령이 들었구나.
이 도령이 그 모양을 보고 목불인견 불쌍하여 김 도령 보고 하는 말이 너도 남의 집 귀동자요 나도 남의집 귀동자ㄴ데 너를 죽일 바 내 아니다.
생명이 가긍 하여 용서하여 주는 것이니 내눈 앞에 뵈지 말고 너갈 데로 빨리 가라.
김 도령을 보낸 후에 빈 뒤주를 불사르고 으슥한 숲을 찾아가서 몸을 숨기고 엿을 본다.
계집년의 거동 보소 김 도령이 죽은 줄 알고 삼우제를 지낸다고 갖은제물을 차려 이고 뒷동산으로 올라가서 뒤주 사른 그 앞에다 좌면지를 펼쳐 놓고 갖은 제물을 차릴 적에 우병좌면 어동육서 홍동백서로 벌였으니 삼색과실 오색채소 주과포혜가 분명하다.
첫잔 부어 산제하고 두 잔 부어 첨작이요 석 잔을 가득 부ㄴ후에 재배통곡 하는 말이 살아 생전 만났을 적엔 범벅도 좋아하더니 화장 불사가 웬 말이오.
이리 한참 설이 울 제 이 도령이 엿을 보다 와락 뛰어 달려와서 천둥같이 호령하며 죽일 듯이 달려들어 계집년 보고 하는 말이 충신불사이군 이요 열녀불경이부 라니 네 죄상을 모르느냐.
계집년이 하는 말이 죽을 죄를 지었아오나 대장부 도량으로 한 번 용서를 하시구려 당신이 살면 천년 사오 내가 살면 만년 사오 우리 둘이 상아 생전에 의만 좋으면 그만이지.
이 도령이 그 말을 듣고 기막히고 어이없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땅을 치며 하는 말이 네 죄상을 생각하면 죽여 마땅하지마는 나도 또한 대장부라 더러워서 안 죽인다 나는 가니 잘 살아라.
계집년이 그말을 듣고 지낸 일을 후회하며 이 도령을 쫓아갈 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천신만고를 하여 가며 이 도령을 쫓아가다 기진맥진 시진하여 펄석 주저 앉으면서 눈물지며 하는 말이 내 행실 부정하여 두 절개가 되었구나 개과천선 마음을 고쳐 일부종사 알게 되니 차라리 이 몸이 죽어 후인징계나 하오리다.

 

※경기도 지방에서 부르던 경기 민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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