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시 조
1. 명년 삼월에 오시마더니 명년이 한이 없고 삼월도 무궁하다.
양류청 양류황은 청황변색이 몇번이며 옥창앵도 붉었으니 화개화락이 얼마인고.
한단침 빌어다가 장주호접이 잠간되어 몽중상봉 하쟀더니
장장춘일 단단야에 전전반측 잠 못 이뤄 몽불성을 어이하리.
가지어 양안원성제부진하고 야월공산두견성에 겨우 든잠 다 깨운다.
2. 소년행랑이 다 진커든 와류강산 하오리라
인호상이 자작 명정케 취한 후 한단침 도두 베고 장주호접이 잠간 되어.
방춘화류 찾아가니 이화 도화 영산홍 자산홍 왜철쭉 진달화 가운데
풍류랑되어 춤추며 노닐다가 세류령 넘어가니 황조편편환우성이라.
도시향락이 인생귀불귀 아닐진대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갱소년 하오리라.
3. 일년 삼백 육십일은 춘하추동 사시절이라 꽃피고 잎 푸르면 화조월석 춘절이요
사월남풍 대맥황은 녹음방초 하절이라.
금풍이 소슬하여 동방에 벌레 울면 구추단풍 추절이요
백설이 분분하여 천산에 조비절하고 만경에 인종멸하면 창송녹죽 동절이라.
인간 칠십 고래희라 사시가경과 무정세월이 유수같이 흘러가니 그 아니 애달픈가.
4. 범피중류 둥덩실 떠나간다 망망한 창해이며 탕탕한 물결이라
백빈주 갈매기는 홍요안으로 날아든다.
삼상의 기러기는 한수로 날고
유량한 남은 소리 어적 이언마는 곡종인불견은 수봉만 푸르렀다.
애내성중만고수는 천추에 유적이라.
연파강상사인수라 묻노라니 멱라수 굴원의 어북충혼 그 무량인가.
5. 팔만대장 부처님께 비나이다. 나와 임을 다시 보게 하옵소서
여래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오백라한 팔만가람
서방정토 극락세계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후세에 환토상봉하여 방연을 잇게 되면 보살님 은혜를 사신보시.
6. 망망한 창해이며 탕탕한 물결이라 범피중류 떠나가니
일모향관 하처시오 연파강상 사인수는 최호의 유적이라.
봉황대 나려가니 악양루 고소대는 호상에 떠 있는데 동남을 바라보니
오산은 천첩이요 초수는 만중이라 반죽에 어린 눈물 이비한을 아뢰는 듯
동청호에 비친 달은 상하천광이 일색이라.
삼협에 잔나비는 슬피 울어 호소하니 천객소인이 몇일런가.
7. 진국명산 만장봉이 청천삭출 금부용이라
거벽은 흘립하여 북주삼각이요 기암은 두기 하여 남안잠두로다.
좌룡낙산 우호인왕 서색은 반공응상궐이요, 숙기는 종영출인걸하니,
미재라 아동방 산하지고여 성대의관 태평문물이 만만세지 금탕이라.
연풍코 국태민안하여 구추황국단풍절에
면악등림하여 취포반환하오면서 감격군은
8. 오호로 돌아드니 범려는 간곳 없고 백빈주 갈매기는 홍요안으로 날아든다
삼상의 기러기는 한수로 나려(날아들제) 심양강 당도하니
백락천 일거후에 비파성도 끊어졌다.적벽강 돌아드니
소동파 읊던 풍월 의구하여 있다마는 조맹덕 일세지웅 이금에 안재재오요
월락오제 깊은 밤에 고소성외 배를 매니 한산사 쇠북소리 객선조차 이르렀다.
진회수 건너가니 상녀는 부지망국한하고 연롱한수월롱사에 젹강유창후정화를 (하여라).
9. 죽장망혜 단포자로 천리강산 들어가니
산 높고 골깊어 두견 접동새 난잡히 울음 운다.
구름은 뭉게 뭉게 산두에 나려 낙락장송 어려있고
바람은 슬슬불어 시내암상에 꽃가지 떨뜨린다.
이곳이 경개절승하고 별유천지 비인간이니 놀다갈가 (하노라).
10. 청려장 짚고 단발령 넘어가니 장안사 내외수 전나무 수천주 십리정에 닿아 있고
홍문안 망선교 건너 향수문밖 다다르니 범종각 주침각은 진여문에 닿아 있다.
법당안 돌아드니 대웅전 이층집은 반공에 솟았는데
살세여래육관보살 영산전 명부전과 사성전 비로전을 차레로 참배하니
공산청퓽 경쇠 소리 두견성에 섞여난다.
아마도 춘금강 하봉래 추풍악 동개골은 천하병산 제일이니 아니 노든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