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우리소리

원왕생가(願往生歌)

한들 약초방 2015. 9. 26. 19:19

원왕생가(願往生歌)

 

 

 

月下伊低赤                     달님이시여, 이제  
西方念丁去賜里遣            서방정토(아미타불이 있다는 극락세계)까지 가시려는가   
無量壽佛前乃                  (가시거든)무량수불 앞에  惱叱古音多可支白遣賜立
誓音深史隱尊衣希仰支      알리어 여쭈옵소서.
兩手集刀花乎白良            맹세 깊으신 부처님께 우러러  
願往生願往生                  왕생을 원합니다, 왕생을 바랍니다 하며  
慕人有如白遣賜立            두 손 모아서  
阿耶此身遣也置遣 그       리워하는 사람이 있다고 사뢰옵소서. 아아, 이 몸을 버려두고  
四十八大願成遣賜去       마흔 여덟 가지 큰 소원(아미타불의 중생을 위한 모든 맹서와 소원)

                                     을  이루실까.

 

 

통일 신라 문무왕 때,

사문(沙門)에 광덕(廣德)과 엄장(嚴莊)이란 두 사람이 있어서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들은 평소에 먼저 극락으로 돌아가게 될 때에는 서로 알리자고 약속하였다.

광적은 분황사 서쪽 마을에 숨어 살며 신을 삼는 것을 생업으로 처자를 데리고 살고 있었다.

한편, 엄장은 남악에 암자를 짓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어느날, 해 그림자는 붉은 빛을 띠고 소나무 그림자가

고요히 저물었을 때 창밖에서 "나는 이미 서방으로 가니

그대는 잘 있다가 빨리 나를 따라오게."하는 광덕의 소리가 들렸다.

엄장이 문을 열고 나가보니 구름 밖에서

하늘의 음악소리가 들리고 광명이 땅에 뻗쳐 있었다.

다음날 엄장이 집에 찾아가 보니 과연 광덕이 죽어 있었다.

 

이에, 광덕의 아내와 함께 장례를 마치고 나서 엄장이 그녀에게 이르기를,

 "남편이 죽었으니 나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떠하오?"하였다.

그 아내가 허락하여 마침내 함께 살게 되었다.

밤에 잠자리에 들어 엄장이 정을 통하려 하자 그녀가 말하기를,

 "그대가 서방 정토에 가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얻으려는 것과 같습니다."하였다.

엄장이 놀라며, "광덕도 이미 동거했거늘 난들 어찌 안 되겠소?"하였다.

그녀가 말하기를, "광덕이 나와

십여 년을 동거하였으되 아직 단 하룻밤도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거늘,

어찌 더러운 짓을 하리오? 다만,

밤마다 단정히 앉아 일념으로 아미타불의 이름을 부르고,

십육관(十六觀)을 지어서,

이미 진리에 달관하여 명월이 창에 비치면 그 빛에 정죄하였소.

그 정성이 이와 같았으니 비록 서방 정토에 가지 않으려고

해도 달리 어디로 가리오.

무릇 천리를 가는 자는 그 첫걸음으로써 규정할 수 있으니,

지금 그대의 신앙은 동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하였다.

 

엄장이 부끄러운 마음으로 물러나와 곧 원효 대사에게로 가서

진요(津要)를 간절히 구하자,

원효 대사는 정관법(淨觀法)을 지어 지도하였다.

엄장이 그제서야 몸을 깨끗이 하고 뉘우쳐 일심으로 불도를 닦아

또한 극락 정토에 가게 되었다.

 

 

'고전~우리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헌 화 가(獻花歌)   (0) 2015.09.27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0) 2015.09.27
풍요  (0) 2015.09.26
혜성가  (0) 2015.09.26
한림별곡  (0) 201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