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가(創世歌)
해설 :
함흥지역에서 전래돼 온 서사무가로,
세상의 창조와 인간의 탄생,
인간세상 주인 다툼 등의 내용을 두루 담고 있다.
우리 창세 신화의 한 원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신의 이름이 '미륵'과 '석가'로 돼있어 후대의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그 이름은 후대에 채택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례다.
출처 :
이 자료는 1923년 8월 12일에 함남 함흥군 운산면 본궁리에서
김쌍돌이(68세)가 구연한 것이다.
원문은 손진태, <<조선신가유편>>, 동경:향토연구사,
1930에 실려 있다.
1.
하늘과 땅이 생길 적에
미륵(彌勒)님이 탄생(誕生)한즉,
하늘과 땅이 서로 붙어,
떨어지지 아니하소아,
하늘은 북개 꼭지처럼 도드라지고
땅은 사(四)귀에 구리기둥을 세우고.
그때는 해도 둘이요, 달도 둘이요.
달 하나 떼어서 북두칠성(北斗七星) 남두칠성(南斗七星) 마련하고,
해 하나 떼어서 큰 별을 마련하고,
잔 별은 백성(百姓)의 직성(直星) 별을 마련하고,
큰 별은 임금과 대신(大臣) 별로 마련하고.
미륵님이 옷이 없어 짓겠는데, 감(옷감)이 없어,
이 산 저 산 넘어가는, 버들어(뻗어) 가는
칡을 파내어, 베어내어, 삼아내어, 익혀내어,
하늘 아래 베틀 놓고
구름 속에 잉아 걸고,
들고 꽝꽝, 놓고 꽝꽝 짜내어서,
칡 장삼(長衫)을 마련하니,
전필(全匹)이 지개요, 반필(半匹)이 소맬러라.
다섯 자(尺)가 섶일러라, 세 자가 깃일너라.
머리 고깔 지을 때는
자 세 치를 떼쳐내어 지은즉은,
눈 무지(아래)도 아니 내려라,
두자 세치를 떼쳐내어, 머리 고깔 지어내니,
귀 무지도 아니 내려와
석자 세치 떼쳐내어, 머리 고깔 지어내니,
턱 무지에를 내려왔다.
미륵님이 탄생하여,
미륵님 세월에는, 생화식(生火食)을 잡수시와,
불 아니 넣고, 생 낱알을 잡수시와,
미륵님은 섬 두리로 잡수시와,
말(斗) 두리로 잡숫고, 이래서는 못할러라.
내 이리 탄생하야, 물의 근본 불의 근본,
내 밖에는 없다, 내어야 쓰겠다.
풀메뚜기 잡아내어,
스승(刑)틀에 올려놓고,
석문(무릎) 삼치 때려내어,
여봐라, 풀메뚝아, 물의 근본 불의 근본 아느냐.
풀메뚜기 말하기를,
밤이면 이슬 받아먹고,
낮이면 햇발 받아먹고,
사는 짐승이 어찌 알라,
나보다 한 번 더 먼저 본
풀개구리를 불러 물으시오.
풀개구리를 잡아다가,
석문 삼치 때리시며,
물의 근본 불의 근본 아느냐.
풀개구리 말하기를
밤이면 이슬 받아먹고
낮이면 햇발 받아먹고
사는 짐승이 엇지 알라,
내보다 두 번 세 번 더 먼지 본
새앙쥐를 잡아다 물어보시오.
새앙쥐를 잡아다가,
석문 삼치 때려내어, 물의 근본 불의 근본을 네 아느냐.
쥐 말이, 나를 무슨 공(功)을 세워 주겠습니까.
미륵님 말이, 너를 천하의 뒤주를 차지하라,
한즉, 쥐 말이, 금덩산 들어가서,
한쪽은 차돌이오, 한쪽은 시우쇠(鋼鐵)요,
톡톡 치니 불이 났소.
소하산 들어가니,
삼취(泉) 솔솔 나와 물의 근본.
미륵님, 수화(水火) 근본을 알었으니, 인간(人間)말 하여 보자.
2.
옛날 옛 시절(時節)에,
미륵님이 한쪽 손에 은(銀)쟁반 들고,
한쪽 손에 금(金)쟁반 들고,
하늘에 축사(祝詞)하니,
하늘에서 벌기(벌레) 떨어져,
금(金)쟁반에도 다섯이오
은(銀)쟁반에도 다섯이라.
그 벌기 자라 와서
금(金)벌기는 사나이 되고,
은(銀)벌기는 계집으로 마련하고,
은(銀)벌기 금(金)벌기 자라 와서,
부부(夫婦)로 마련하야,
세상(世上)사람이 낳았어라.
미륵님 세월에는,
섬두리 말두리 잡숫고,
인간세월이 태평하고.
그랬는데, 석가님이 나와서서,
이 세월을 앗아 뺏자고 마련하와,
미륵님의 말씀이,
아직은 내 세월이지, 네 세월은 못 된다.
석가님의 말씀이,
미륵님 세월은 다 갔다,
인제는 내 세월을 만들겠다.
미륵님의 말씀이,
너 내 세월 앗겠거든,
너와 나와 내기 시행하자.
더럽고 축축한 이 석가야,
그러거든, 동해(東海)중에 금병(金甁)에 금줄 달고,
석가님은 은병(銀甁)에 은줄 달고,
미륵님의 말씀이,
내 병의 줄이 끊어지면 네 세월이 되고,
네 병의 줄이 끊어지면 네 세월 아직 아니라.
동해중에서 석가 줄이 끊어졌다.
석가님이 내밀어서,
또 내기 시행 한 번 더 하자.
성천강(成川江) 여름에 강을 붙이겠느냐.
미륵님은 동지(冬至)채를 올리고,
석가님은 입춘(立春)채를 올리소아,
미륵님은 강이 맞붙고,
석가님이 졌소아.
석가님이 또 한 번 더하자,
너와 나와 한 방에서 누워서,
모란 꽃이 모락모락 피어서,
내 무릎에 올라오면 내 세월이오,
네 무릎에 올라오면 네 세월이라.
석가는 도적(盜賊) 심사를 먹고 반잠 자고,
미륵님은 참잠(眞眠)을 잤다.
미륵님 무릎 위에,
모란 꽃이 피어올랐소아,
석가가 중동 사리로 꺾어다가,
제 무릎에 꽂았다.
일어나서, 축축하고 더러운 이 석가야,
내 무릎에 꽃이 피었음을,
네 무릎에 꺾어 꽂았으니,
꽃이 피어 열흘이 못 가고,
심어 십년이 못 가리라.
미륵님이 석가의 너무 성화를 받기 싫어,
석가에게 세월을 주기로 마련하고,
축축하고 더러운 석가야,
네 세월이 될라치면,
쩌귀(門)마다 솟대 서고,
네 세월이 될라치면,
가문마다 기생 나고,
가문마다 과부 나고,
가문마다 무당 나고,
가문마다 역적 나고,
가문마다 백정 나고,
네 세월이 될라치면,
합들이 치들이 나고,
네 세월이 될라치면,
삼천(三千) 중에 일천 거사(居士) 나느니라.
세월이 그런즉 말세(末世)가 된다.
그러던 삼일(三日) 만에,
삼천 중에 일천 거사 나와서,
미륵님이 그 적에 도망하여,
석가님이 중이랑 데리고 찾아 떠나서,
산중에 들어가니 노루 사슴이 있소아,
그 노루를 잡아내어,
그 고기를 삼십(三十) 꼬치를 끼워서,
차산중(此山中) 노목(老木)을 꺾어내어,
그 고기를 구워 먹어라,
삼천 중(僧) 중에 둘이 일어나며,
고기를 땅에 떨쳐뜨리고,
나는 성인(聖人) 되겠다고,
그 고기를 먹지 아니하니,
그 중들이 죽어 산마다 바위 되고,
산마다 솔나무 되고,
지금 인간들이 삼사월이 당진(當進)하면,
상향미(上饗米) 녹음(綠陰)에, 꽃전놀이 화전(花煎)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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